-7- 정우성은 벤치에 구겨져 이명헌의 뒷모습을 시선으로 쫓았다. 그는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. 이명헌은 정우성이 울면 가장 마지막에 아는 척하는 사람이었으나, 그것은 모르는 척 또한, 한 적 없다는 뜻과 같았다. 뒷모습을 바라보는 내내 계속해서 그의 말이 맴돌았다. ‘내가 언제 너 좋대.’ ‘전부 네가 착각한 거지.’ ‘근데 그게 네가 할 말은 아니지 ...
-6- 이른 아침 훈련 시간, 이명헌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체육관을 둘러보다 습관처럼 정우성에게 시선을 주었다. 얼마 전까지만 같았더라도, 시선이 마주치기가 무섭게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더욱더 제 존재감을 어필하고도 남았을 놈에게선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. 본디, 알고 있던 모습대로 연습에 임하는 걸 가만히 눈으로 좇던 이명헌은 어제의 대화를 떠올렸다. ‘그...
-5- 정우성은 이명헌과 함께 갔던 절 한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었다.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주장을 찾고 있었다. 암만 두리번거려도 보이지 않는 탓에, 정우성은 법당 밖으로 나오는 수밖에 없었다. 다행히 저 멀리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. 이명헌이 절 입구에 선 채로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. 정우성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. 명헌이 형. 한참 찾았잖아요. 아무 ...
-4- 주말 아침.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산왕 공고는 매해 그러하듯 흉흉한 기운으로 가득 찼다.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농구부 창설 이래 최고 미남뿐이었다. 정우성은 양치질을 하다 말고 고개를 갸웃거렸다. "다들 왜 이렇게 죽상이에요?” "모레가 화이트데이잖냐.” "발렌타인데이보단 낫잖아요. 어차피 받은 것도 없는데 왜 그런 얼굴들이에요?” 현철. 신...
-3- 이른 새벽 아침, 괴괴히 울리는 목탁 소리를 들으며 정우성은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했다. 입춘이 지나 막 싹이 올라오기 시작한 산천초목이 파르라니 깎은 스님의 머리카락처럼 희미했다. 틈을 비집고, 깎아지르는 절벽 암괴를 깎아 만든 여러 삼존상이 자리를 잡았는데, 고요한 낯이 평온하기 그지없었다. 그 모습을 꼭 닮은 남자가, 제 옆에 앉아 얌전히 기도...
-2- '오늘따라 정우성, 왜 저렇게 얼빠진 얼굴인지 아는 사람?' '그러게. 누가 보면 사랑에 빠지기라도 한 줄.' 사랑? 이렇게까지 감이 없어서야. 하기사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을 줄 아는 법이다. 머리나 빡빡 밀린 채 농구만 해야 하는 짐승 같은 형들이 뭘 알겠나. 신문지를 이불처럼 펴놓고 손톱을 깎던 신현철이 고개를 팩 꺾더니 눈을 부라렸다. '지금...
* 화이트데이 기념 호러(?)로코물 * 정우성 철딱서니없음 주의 -1- [이명헌 널 부숴버리겠어. 옥상으로 따라와.] 3월의 어느 날, 이명헌은 결투장을 받았다. 간결하지만 몹시 도발적이고 극적인 문장이었다. 결투장을 발견한 곳은 신발장이었다. 웬 종이가 한 장 덩그러니 놓여 있나 했는데, 자세히 보니 그것은 편지였다. 개발새발 알아보기 힘든 글씨를 해독하...
컨님 (@2cah_account) 께서 웨백홈 3차 팬아트를 그려주셨어요 8ㅇ8 요즘 연성도 안하는 게으른 오타쿠에게 거대한 은혜를 내리시는 컨님...♥ 롬앤줄 같이 보는 장면인데 너무 귀여워서 모니터 뿌숫뻔ㅜㅜ 머짧은영이 너무 예쁜거 아니냐구요 흑흑
* 아포칼립스 AU 제발 나대지 좀 말라고 했지. 괴물에게 꿰뚫리기 직전 가까스로 은영의 뒷덜미를 잡아챈 해준이 벌컥 성을 냈다. 도망치는 데 겨우 성공해, 턱 끝까지 찬 숨을 고르면서도 해준의 시선은 은영의 몸을 빠르게 훑고 있었다. 팔, 다리, 손, 발, 어깨, 다행히 전부 멀쩡하다. 이제 얼굴만 확인하면. 은영은 내내 툴툴거렸다. 그 괴물 다리에 달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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